출퇴근길 사고라고 모두 같은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통근버스처럼 사업주가 관리하는 이동인지, 자가용·대중교통·도보로 통상적인 길을 오가던 중인지부터 나누어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두 갈래와 경로 일탈·중단의 예외까지 차례로 짚어 드리겠습니다.
출퇴근 재해는 법이 정한 ‘업무상 재해’의 한 유형입니다. 사고·질병·출퇴근 재해가 어떻게 나뉘는지를 먼저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에서 산재 인정의 큰 틀을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Contents 목차 07 SECTIONS
출퇴근 재해란 무엇인가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는 출퇴근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출퇴근이란 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를 오가거나, 한 취업장소에서 다른 취업장소로 이동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유형은 역사가 비교적 짧습니다. 예전에는 회사가 제공한 통근버스처럼 사업주가 관리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다친 경우만 인정했는데, 2016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법이 개정되어 2018년 1월 1일부터 범위가 크게 넓어졌습니다. 제도가 넓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정작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은 “그래서 내 출퇴근이 여기에 드는가”입니다. 그 답은 아래의 두 종류 구분에서 시작됩니다.
출퇴근 재해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제37조 제1항 제3호는 출퇴근 재해를 다시 두 갈래(가목·나목)로 나눕니다.
- 가목 (사업주 지배관리형)
- 사업주가 제공한 통근버스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다 난 사고
- 나목 (통상적 경로·방법형)
-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 난 사고 (2018년 신설)
가목은 회사가 마련한 통근버스처럼 사업주가 관리하는 이동이라, 2018년 이전부터도 인정되던 유형입니다. 반면 2018년 개정으로 새로 들어온 것이 나목, 즉 내 차나 대중교통·도보 등으로 스스로 오가는 출퇴근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출퇴근 사고는 이 나목으로 다뤄집니다. 실제로 병원 원무과에서 접수를 돕다 보면 출퇴근길 사고로 오신 분들 대부분이 이 나목에 해당하는데, 출퇴근 사고가 산재가 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셨다가 뒤늦게 알아보고 오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목의 기준인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이 주제의 핵심입니다.
아주 좁은 적용 제외도 있습니다. 수요응답형 여객운송·개인택시·퀵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산재보험법 제124조에 따라 스스로 가입한 1인 사업자가 주거지에 업무용 차량 등의 차고지를 둔 경우에는 나목의 통상 출퇴근 재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모든 택시기사나 배달 종사자를 일괄 제외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란?
나목이 인정되려면 ‘통상적인 경로’를 ‘통상적인 방법’으로 오가던 중의 사고여야 합니다. 두 표현을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 통상적인 경로
- 평소 다니는 합리적인 길. 최단거리 하나만을 뜻하지 않으며, 도로 사정·개인 사정에 따라 여러 경로가 인정될 수 있음
- 통상적인 방법
- 대중교통·자가용·도보·자전거·이륜차 등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이동 수단
요컨대 “남들이 보기에도 그렇게 다닐 만하다” 싶은 길과 수단이면 통상성이 인정되는 셈입니다. 다만 무엇이 통상적인지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대근무로 심야에 이동하거나, 아이를 등하원시키느라 경로가 조금 달라지는 것처럼, 그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경로가 통상적인 경로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경로를 벗어나거나 멈추면: 일탈과 중단
여기서 조심해야 할 개념이 일탈과 중단입니다. 일탈은 통상적인 경로를 벗어나는 것을, 중단은 그 경로 위에서 출퇴근과 무관한 행위를 하느라 멈추는 것을 말합니다. 법 제37조 제3항은 나목의 출퇴근 사고라도 일탈·중단이 있으면, 그 일탈·중단 중의 사고와 그 이후 이동 중의 사고는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래도 인정되는 예외: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
다만 그 일탈·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예외적으로 출퇴근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법 제37조 제3항 단서, 시행령 제35조). 시행령이 정한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 학교나 직업훈련기관 등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도움이 되는 교육·훈련을 받는 행위
-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을 행사하는 행위
-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아동·장애인을 보육기관·교육기관에 데려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
- 의료기관·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위해 진료를 받는 행위
-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
- 위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상생활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행위
자주 묻는 질문
자가용으로 출근하다 난 사고도 산재가 되나요?
통상적인 경로는 꼭 최단거리 하나여야 하나요?
퇴근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다 사고가 났다면요?
재택근무나 출장길에 난 사고도 출퇴근 재해인가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출퇴근 재해는 두 갈래(가목·나목)로 나뉘지만, 오늘날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목에서 열쇠가 되는 말은 ‘통상성’, 즉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오갔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통상성이 일탈·중단으로 끊기는지, 아니면 예외로 이어지는지가 실제 결과를 가르곤 합니다. 이 큰 틀을 한 번 잡아 두시면, 내 상황이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하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경로의 일탈·중단이 애매하게 얽혀 있거나, 한 번 불승인을 받은 뒤의 대응을 고민하시는 단계라면, 통상성 판단은 생각보다 촘촘해집니다. 그런 때에는 혼자 판단을 밀어붙이기보다 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고려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 글이 그 갈피를 잡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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