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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에도 산재 신청됩니다, 시효만 확인하세요수급권 보호 조항부터 급여별 소멸시효 3년과 5년, 회사가 폐업했을 때의 입증 방법까지 차근차근 짚어드립니다

일하다 다치거나 병을 얻고도, 회사를 나온 뒤에야 산재 생각이 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치료받느라 경황이 없어서, 회사 눈치가 보여서, 혹은 산재가 되는 줄 몰라서 시간이 흐른 경우지요. 병원 원무과에서 산재 접수를 돕다 보면 “저 사실 그 회사 지난달에 그만뒀는데요, 그래도 신청이 되나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됩니다.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법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확인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시효입니다.

Contents 목차 07 SECTIONS
  1. 01 왜 가능할까요? 산재는 회사가 아니라 공단에 청구하는 권리입니다
  2. 02 회사가 폐업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3. 03 정말 확인할 것은 시효입니다
  4. 04 퇴사하고 한참 뒤에 병을 알게 된 경우라면
  5. 05 아직 재직 중이라면, 그만둘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6. 06 자주 묻는 질문
  7. 07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왜 가능할까요? 산재는 회사가 아니라 공단에 청구하는 권리입니다

먼저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산재보험 급여는 회사가 주는 돈이 아닙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고 공단이 지급하는, 법률이 정한 보험급여입니다. 그래서 회사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든, 다쳤을 당시에 근로자였다면 청구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8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하여도 소멸되지 아니한다”
해석의 여지가 없을 만큼 분명한 문장입니다.

기준이 되는 질문은 “신청하는 지금 근로자인가”가 아니라 “다쳤을 때, 혹은 병의 원인이 된 일을 했을 때 근로자였는가”입니다. 사직서를 냈든, 권고사직을 받았든, 계약 기간이 끝났든, 퇴사의 모양은 청구권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같은 조항은 이 권리를 양도하거나 압류할 수 없다고도 정해 두었는데, 그만큼 법이 두텁게 보호하는 권리라는 뜻입니다.

회사가 폐업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없어졌는데 누구한테 신청하나요”라는 걱정도 같은 구조로 풀립니다. 지급하는 쪽이 공단이므로, 회사의 존속 여부는 신청의 장애물이 아닙니다. 회사가 산재보험 가입 신고를 해두지 않았던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은 회사가 산재보험에 가입 안 했어도, 산재 신청됩니다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숙제가 하나 생깁니다. 회사가 없어지면 재해 경위나 근무 사실을 확인해 줄 창구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입증 자료를 근로자 쪽에서 더 챙겨야 합니다.

  •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내역서 (근무 기간·사업장 확인)
  •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 급여 이체 내역,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 사고 당시의 진료기록과 초진 차트
  • 함께 일한 동료의 진술이나 연락처

이런 자료가 완벽하게 갖춰져야만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단이 직권으로 조사하는 부분도 있으니, 모을 수 있는 것을 모아 신청부터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말 확인할 것은 시효입니다

퇴사 여부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시간입니다.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정해진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산재보험법 제112조).

3년
요양급여·휴업급여·간병급여 등. 요양급여는 요양을 받은 날의 다음 날, 휴업급여는 휴업한 날의 다음 날부터 각각 계산합니다
5년
장해급여·유족급여·장례비·진폐보상연금 등. 장해급여는 치유된 날의 다음 날, 유족급여는 사망한 날의 다음 날부터 계산합니다(2018년 12월 개정으로 3년에서 5년으로 확대)
시효의 중단
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하면 시효 진행이 중단됩니다(제113조). 업무상 재해 여부 판단이 필요한 최초 청구라면 그 중단 효력은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시효는 청구서를 내는 것으로 중단된다는 점입니다.

실무 팁
시효가 임박했다면 서류가 완벽하지 않아도 청구부터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청구서 제출로 시효 진행이 멈추고, 부족한 자료는 그 뒤에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미 본인 돈이나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마친 경우라도, 시효 안이라면 신청해서 승인받은 뒤 그동안 부담한 치료비를 정산받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퇴사하고 한참 뒤에 병을 알게 된 경우라면

사고는 다친 날이 분명하지만, 질병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음성 난청이나 진폐, 직업성 암처럼 원인이 된 일을 그만두고 몇 년이 지나서야 진단이 나오는 질병이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길은 닫혀 있지 않습니다. 재직 당시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고, 퇴사한 지 오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시효는 퇴사일이 아니라 각 보험급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진행하지만, 정확한 기산점은 질병과 청구하는 급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진단일 하나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질병이 어떤 기준으로 인정되는지는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흐른 사건일수록 업무와 질병의 연결 고리를 자료로 다시 세워야 해서 입증의 난도가 올라갑니다. 옛 사업장의 작업 환경 자료를 구하고 노출 기간을 재구성하는 일은 혼자 하기 만만치 않으니, 이런 사안이라면 산재를 업으로 다루는 노무사 등 전문가와 함께 방향을 잡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입니다.

아직 재직 중이라면, 그만둘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거꾸로 “산재 신청하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계신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산재 신청을 이유로 한 해고나 불이익 처우는 법이 금지하고 있고(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업무상 재해로 요양하는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 자체가 금지됩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이 걱정의 실체는 산재 신청하면 회사에 불이익이 있나요?에서 하나씩 확인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요양 중에 사정이 생겨 퇴사하게 되더라도, 이미 승인된 산재가 흔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88조가 지키는 것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요양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휴업급여도 퇴직 후의 기간에 대해 계속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퇴사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신청이 되나요?
시효 안이라면 가능합니다. 요양급여·휴업급여는 3년, 장해급여·유족급여 등은 5년의 시효가 있고 급여마다 계산 시작점이 다르므로, 내 경우의 남은 기간부터 확인해 보세요.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서류가 다 갖춰지지 않았어도 청구부터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청구로 시효 진행이 중단되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폐업해서 근무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막막합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내역서와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는 회사가 없어져도 발급받을 수 있고, 급여 이체 내역·근로계약서·동료 진술도 근무 사실의 근거가 됩니다. 공단이 직권으로 확인하는 부분도 있으니 자료가 부족하다고 미리 포기하실 일은 아닙니다. 재해 경위를 두고 다툼이 예상되는 사안이라면 전문가와 입증 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퇴사 전에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이제 와서 산재로 바꿀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건강보험으로 먼저 진료를 받았더라도 산재로 승인되면 정산 절차를 통해 산재보험으로 옮길 수 있고, 승인 전에 본인이 부담한 치료비도 승인 후 청구해 돌려받는 절차가 있습니다. 단 요양급여의 시효(3년) 안이어야 합니다.
실직 상태라 당장 소득이 없습니다. 휴업급여도 받을 수 있나요?
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휴업급여가 끊기지는 않습니다. 업무상 재해의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지급되는 급여이므로, 그 상태가 이어진다면 퇴직 후의 기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할 때 이미 발생한 휴업 기간을 적고 요양이 계속되면 이후 새로 발생한 기간을 추가 청구할 수 있으며, 날짜별 3년 시효가 따로 흐른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이미 그만둔 회사인데”라는 말 뒤에는 대개 머뭇거림이 붙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버렸다는 자책,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이지요. 그런데 법은 그 머뭇거림과 반대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권리는 퇴직으로 사라지지 않고, 회사가 없어져도 남으며, 시효가 다 되기 전까지는 언제든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달력을 확인해 보시고,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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