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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신청, 3년 안에 해야 할까요 5년 안에 해야 할까요?급여마다 다른 시효 기산점과 법정 청구로 시효를 멈추는 방법, 그리고 불복 기한 90일과 헷갈리기 쉬운 지점까지 정리했습니다

“몇 년 전 일인데, 지금도 되나요?” 병원에서 산재 접수를 돕다 보면 이 질문을 참 자주 받습니다. 그러면 저도 함께 달력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산재는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남아 있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아직 여유가 있다고 여긴 급여가 이미 지나가 버린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정해진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문제는 이 기간이 급여마다 다르고, 세기 시작하는 날도 급여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Contents 목차 09 SECTIONS
  1. 01 산재에는 성격이 다른 기한이 두 개 있습니다
  2. 02 3년인 급여와 5년인 급여
  3. 03 정작 어려운 것은 “언제부터 세느냐”입니다
  4. 04 휴업급여는 하루치씩 따로 소멸합니다
  5. 05 법에서 정한 보험급여 청구가 시효를 멈춥니다
  6. 06 “시효가 지났습니다”라는 답을 받았을 때
  7. 07 지금 확인해 보실 것
  8. 08 자주 묻는 질문
  9. 09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산재에는 성격이 다른 기한이 두 개 있습니다

먼저 이것부터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두 기한을 하나로 섞어 이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서로 완전히 다른 시계입니다.


청구 시효 (3년·5년)
  • 공단에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
  • 근거는 산재보험법 제112조
  • 급여마다 기간도 출발점도 다름
  • 아직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은 사람의 시계

불복 기한 (90일)
  • 이미 나온 결정에 다투는 기간
  •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각각 90일
  •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계산
  • 불승인 통지를 받은 사람의 시계

이 둘은 서로를 잡아먹지 않습니다. 불복 기한 90일이 지났다고 해서 청구 시효까지 끝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시효가 넉넉히 남았다고 해서 이미 받은 불승인 결정에 90일이 지난 뒤 다툴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불승인 이후의 대응은 산재 불승인 받았다면, 불복 경로와 90일 기한부터 살펴보세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앞의 시계, 청구 시효입니다.

3년인 급여와 5년인 급여

제112조는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권리를 원칙적으로 3년으로 정하면서, 그중 다섯 가지만 5년으로 따로 떼어 두었습니다.

3년으로 소멸하는 급여

요양급여
요양을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승인 전에 본인이 낸 치료비를 돌려받는 청구도 같은 시계로 움직입니다
휴업급여
휴업한 날의 다음 날부터. 이 급여는 세는 방식이 특이해서 아래에 따로 적었습니다
간병급여
간병을 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상병보상연금
상병보상연금 수급권자가 된 날의 다음 날부터
직업재활급여
각 급여의 지급 사유가 생겨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5년으로 소멸하는 급여

장해급여
치유된 날의 다음 날부터
유족급여
근로자가 사망한 날의 다음 날부터
장례비
근로자가 사망한 날의 다음 날부터

진폐보상연금과 진폐유족연금도 이 5년 그룹에 함께 들어갑니다.

이 다섯 급여는 원래 3년이었습니다. 2018년 12월 13일 시행된 개정으로 5년이 되었지요. 장해나 사망처럼 뒤늦게 상태가 확정되는 사안에서 3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그보다 훨씬 오래된 사건이라면 개정 시점에 시효가 아직 남아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연도가 많이 거슬러 올라가는 사안은 공단에 직접 확인해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작 어려운 것은 “언제부터 세느냐”입니다

시효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진행한다(민법 제166조 제1항). 앞의 표에서 급여마다 출발점이 다르게 적혀 있는 것도 급여마다 “받을 수 있게 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고는 발생일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급여의 시효가 사고 당일부터 한꺼번에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양한 날, 휴업한 날, 치유된 날처럼 해당 급여를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를 각각 따져야 합니다. 질병은 여기에 더해 언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지 자체가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원인이 된 일을 그만두고 한참 뒤에 확진되는 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음성 난청의 장해급여가 대표적입니다. 과거에는 시행규칙이 직업성 난청의 치유 시기를 “더 이상 소음 작업을 하지 않게 된 때”로 정해 두어서, 소음 사업장을 떠나고 3년이 지나면 청구가 막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규정이 법률의 위임 없이 법에 정해진 ‘치유’ 시기를 달리 정한 것이라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고 보았고(2014. 9. 4. 선고 2014두7374 판결), 해당 규정은 2016년 3월 삭제되었습니다.

이 판례에서 핵심은 단순한 진단서 발급일이 아니라, 영구장해로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증상이 고정됐음을 확진받아 장해급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입니다. 그래서 퇴직 후 오래 지나 처음 확진된 경우에도 청구 가능성이 남을 수 있지만, 새 진단서를 받을 때마다 시효가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직업병에도 하나의 ‘진단일 공식’을 일괄 적용하지 않고, 해당 급여의 권리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를 따져야 합니다.

주의
반대 방향의 함정도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장애인등록 등을 위해 청력검사와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고 당시 이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고정된 장해가 확인됐다면, 공단이나 법원이 그때부터 시효가 진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새 진단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새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소음성 난청 산재, 퇴직 후 신청 기준과 5년 시효에서 인정 기준과 함께 다루었습니다.

휴업급여는 하루치씩 따로 소멸합니다

여기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손해를 보는 지점입니다.

휴업급여의 시효는 “휴업한 날의 다음 날부터” 3년입니다. 이 문장을 다시 읽어 보시면 이상한 점이 보이실 겁니다. 사고 난 날부터 한 덩어리로 3년이 아니라, 일하지 못한 하루하루마다 각각의 3년이 따로 돌아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휴업급여는 한 번 신청해 두면 매달 자동으로 나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청구할 때 이미 실제로 발생한 휴업 기간을 적고, 요양이 계속되면 뒤에 새로 발생한 기간을 추가로 청구합니다. 법에 “청구한 날까지만” 또는 “매월”이라는 고정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휴업한 하루하루의 3년 시효가 따로 흐르므로 몇 년씩 모아 두면 가장 오래된 날부터 순서대로 시효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금액과 계산 방법은 휴업급여, 얼마를 어떻게 받을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여기서 기억하실 것은 하나입니다. 요양 중이라면 청구를 몰아 두지 마시고 주기적으로 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법에서 정한 보험급여 청구가 시효를 멈춥니다

다행히 시효를 멈추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공단에 급여를 청구하면 그것으로 시효 진행이 중단됩니다(제113조).

산재보험법 제113조가 정한 시효 중단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 문장입니다.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인 경우에는 그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친다”
그 요건을 갖춘 최초의 요양급여 청구라면, 아직 청구하지 않은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 법에서 정한 다른 보험급여에도 중단 효력이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단된 시효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대법원은 보험급여 청구에 대해 공단의 결정이 있으면 중단 사유가 끝나고 그때부터 새 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최초 청구 한 번으로 모든 급여의 시효가 영구히 멈춘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시효가 임박했다면 공단에 즉시 문의해 해당 보험급여의 법정 청구로 접수 가능한 서류를 내고 접수일과 접수번호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상담, 민원 문의, 일반 자료 전달만으로는 제113조의 청구가 되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일부 자료를 나중에 보완할 수 있더라도 어떤 최소 서류가 필요한지는 청구 종류와 상황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서류를 어느 창구에서 받는지는 산재 신청 서류, 어디서 무엇을 떼야 할까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시효가 지났습니다”라는 답을 받았을 때

공단이 시효를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판단이 법원에서 유지되기도 하고 뒤집히기도 하는데, 무엇이 갈랐는지를 보면 시효라는 제도가 무엇을 보호하려는 것인지가 드러납니다. 소음성 난청을 두고 다툰 두 사건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청구를 막고 있던 사정이 있었던 사건

광업소에서 일하다 1994년에 퇴직한 분이 2003년에 감음신경성 난청 확진을 받았고, 2015년에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아 장해급여를 청구했습니다. 공단은 소음 작업을 그만둔 날부터 3년이 지났다며 부지급 결정을 했고,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도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기산점 자체는 2003년 확진일로 보아 형식적으로는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처분 취소였습니다. 당시 시행규칙이 “소음 작업장을 떠난 때”를 치유 시기로 정하고 있었고 공단도 그 기준으로 청구를 거부해 왔으니, 근로자로서는 청구해 봐야 거부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시행규칙의 법규성 여부를 일반인이 판단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그런 객관적 장애가 있었던 이상 공단이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보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6구단62248 판결).

청구할 수 있었는데 미룬 사건

같은 소음성 난청인데 결론이 반대인 사건도 있습니다. 2010년에 난청 진단을 받고 장해급여를 청구했다가 검사 신뢰도 문제로 부지급 결정을 받은 분이, 9년쯤 지난 2019년에 다시 진단서를 받아 청구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기산점을 2010년 진단 시점으로 보아 이미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지급 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그때의 장해진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재진단을 무한정 반복해 다시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 시효 규정이 의미를 잃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앞 사건과 달리 이분은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새로 진단을 받아 다시 청구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권리남용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1구단51334 판결).

두 사건이 갈린 자리는 분명합니다. 청구를 할 수 없게 만든 사정이 밖에 있었는가, 아니면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는가. “몰랐다”는 사유만으로는 시효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도 여기서 함께 읽힙니다.

다만 이런 판단은 사건마다 사정이 달라 결과를 미리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원무과에서 산재 서류를 매일 만지지만, 시효가 지난 것처럼 보이는 사건에 어떤 여지가 남아 있는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신청서를 접수하는 자리와 시효를 다투는 자리는 다른 자리이지요. 오래된 사건이거나 이미 시효를 이유로 부지급을 받으셨다면, 산재를 업으로 다루는 노무사와 남은 길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 보실 것

  • 내가 받으려는 급여가 3년인지 5년인지
  • 그 급여의 출발점이 언제인지 (사고일이 아니라 급여마다 다릅니다)
  • 이미 공단에 보험급여를 법정 방식으로 청구한 적이 있는지 (접수일과 결정일도 함께 확인합니다)
  • 요양 중이라면 휴업급여를 마지막으로 청구한 날이 언제인지
  • 불승인 통지를 받았다면 그것을 안 날로부터 90일이 남았는지

자주 묻는 질문

회사와 공상으로 합의했는데, 이제라도 산재 신청이 될까요?
회사와의 합의는 공단에 대한 청구와 별개의 문제라, 합의했다는 사실이 시효를 멈추지도 늘리지도 않습니다. 합의서를 쓰고 몇 년을 보내는 동안 시효만 흘러가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시효가 남아 있다면 신청 자체는 가능하니, 먼저 달력부터 확인해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합의금과 산재 보상의 관계는 별도의 쟁점이므로 사안에 따라 다르게 정리될 수 있습니다.
불승인을 받고 90일이 지나 버렸습니다. 이제 끝인가요?
90일은 그 결정에 다투는 기한이고, 청구 시효는 그것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90일이 지났다면 원칙적으로 그 결정 자체를 심사청구로 다투기 어렵습니다. 별도의 재신청이 가능한지, 재신청에 새 처분이 나오는지는 청구 대상과 새로 생긴 사실·자료에 따라 달라지며, 재신청이 지난 결정의 불복 기한을 되살리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결정문과 새 자료를 함께 놓고 공단이나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치료는 지금도 받고 있는데 다친 지는 3년이 넘었습니다. 요양급여는 못 받나요?
요양급여의 시효는 요양을 받은 날마다 따로 계산되므로, 사고일로부터 3년이 지났다는 사실 하나로 전부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래된 요양분은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을 수 있어, 어느 시점부터의 요양이 남아 있는지는 공단에 확인해 보셔야 정확합니다. 확인과 함께 법정 청구로 접수할 수 있는지도 바로 살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효가 며칠 안 남았는데 주치의 소견서를 아직 못 받았습니다.
공단에 즉시 연락해 현재 자료로 법정 청구 접수가 가능한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접수일과 접수번호를 남기고, 보완할 자료와 기한을 안내받으세요. 단순 문의나 병원에 서류를 맡긴 것만으로 시효가 중단됐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실제 공단 접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시효라는 말은 유난히 차갑게 들립니다. 기간이 지나면 사정을 묻지 않고 권리가 없어진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창구에서 보면, 시효를 넘기게 만드는 것은 대개 시간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회사가 미가입이라 안 된대서”, “공상으로 정리했으니 끝난 줄 알고”, “불승인 받았으니 이제 방법이 없는 줄 알고” 기다린 시간이 쌓여서 지나가 버립니다. 전부 사실이 아닌 이유들입니다.

그러니 지금 달력을 한 번 세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남아 있다면 공단에 법정 청구 접수 요건을 바로 확인하고, 애매하다면 급여별 기산점과 과거 청구·결정일을 함께 물어보세요. 청구가 적법하게 접수되면 시효가 중단되지만, 공단의 결정 뒤에는 새 시효가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점까지 달력에 남겨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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