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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신청했다고 불이익을 받았다면, 신고할 곳이 있습니다해고만 불이익이 아닙니다. 잔업·특근 제한도 불이익 처우로 판단된 사례가 있고, 구제 창구와 기한은 처분의 종류와 회사 규모에 따라 갈립니다

“산재 신청하면 회사에서 가만 안 있을 텐데요.” 병원 접수 창구에서 산재 서류를 다루다 보면 이 걱정을 자주 듣습니다. 대개는 부풀려진 걱정이고, 그 실체는 산재 신청하면 회사에 불이익이 있나요?에서 조문으로 하나씩 확인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드물게, 그 걱정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재를 신청했더니 갑자기 잔업에서 빠지거나, 없던 징계가 생기거나, 요양이 끝나갈 즈음 해고 통보를 받는 경우입니다. 이 글은 그때를 위한 글입니다. 걱정의 실체를 확인하는 글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의 절차를 다룹니다.

먼저 전체 흐름입니다.

  1. 1
    불이익인지 확인산재 신청과 처우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는지, 시점과 회사의 설명을 맞춰 봅니다
  2. 2
    증거 확보지시받은 대화, 근무표 변경, 급여명세서처럼 처우가 바뀐 흔적을 먼저 확보합니다
  3. 3
    갈 길 정하기법 위반 조사·형사책임을 확인하는 노동관서 절차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노동위원회 절차는 목적도 기한도 다릅니다
  4. 4
    기한 확인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입니다. 이 시한이 가장 급합니다
  5. 5
    접수노동포털 온라인 또는 관할 고용노동관서 방문, 노동위원회는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냅니다
Contents 목차 08 SECTIONS
  1. 01 해고만 불이익이 아닙니다
  2. 02 두 갈래 길, 목적이 다릅니다
  3. 03 해고라면, 보호가 한 겹 더 있습니다
  4. 04 회사가 5인 미만이라면, 길이 갈립니다
  5. 05 기한이 가장 급합니다
  6. 06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할까요
  7. 07 자주 묻는 질문
  8. 08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해고만 불이익이 아닙니다

먼저 무엇이 금지되는지부터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금지되는 것은 해고만이 아닙니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에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같은 법 제127조 제3항).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

“그 밖에 불이익한 처우”라는 표현이 넓게 보이지만, 실제 법원이 이 조항으로 사업주를 처벌한 사례를 보면 그 범위가 구체적으로 잡힙니다.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용접공이 2019년 골절상으로 산재를 신청하고 요양을 받았는데, 사업주는 산재 신청을 이유로 이 근로자의 잔업과 특근을 몇 달간 제한했습니다. 노동조합이 항의하자 제한 사유를 품질 불량 때문인 것처럼 꾸민 보고서도 만들었습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2021년 12월 잔업·특근 제한을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사업주에게 선고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이 위반뿐 아니라 증거 위조 관련 범죄 등을 함께 반영한 결과이며, 제111조의2가 2016년 12월 신설된 뒤 처음 알려진 처벌 사례로 보도됐습니다.

해고가 아니라 잔업과 특근을 못 하게 한 것도 유죄 판단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흔히 보는 다음과 같은 조치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고, 보험급여 신청 때문에 한 불이익인지가 핵심입니다.

  • 산재 신청 후 갑자기 잔업, 특근, 연장근무에서 빠지게 된 경우
  • 하던 일과 무관한 곳으로 전보되거나 대기 발령을 받은 경우
  • 산재 신청 전에는 없던 징계나 경위서 요구가 생긴 경우
  • 재계약이 관행이던 계약직인데 산재 이후 갱신이 거절된 경우
  • 복귀 의사를 밝혔는데 자리가 없다며 사직을 권유받은 경우

물론 회사가 다른 이유를 댈 수 있고, 그 이유가 진짜인지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그래서 시점과 기록이 중요해집니다.

두 갈래 길, 목적이 다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리십니다. “신고”라고 부르는 길이 사실은 둘이고, 두 길은 목적도 기관도 기한도 다릅니다. 하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진정·고소
  • 목적은 법 위반 조사와 형사책임 확인입니다. 진정과 고소는 처리 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위반은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로 수사할 수 있는 범죄로 지정돼 있습니다
  •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가능합니다
  • 노동포털 온라인 또는 관할 고용노동관서 방문으로 접수합니다
  • 다만 노동관서가 노동위원회처럼 복직이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 목적은 부당해고 등에 대한 원상회복입니다. 해고라면 복직과 임금 상당액 등을 구할 수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과 그 밖의 징벌이 대상이며, 모든 불이익이 자동으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냅니다
  • 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여야 합니다
  •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서만 가능합니다
  • 구제명령을 회사가 안 지키면 이행강제금이 붙습니다

고용노동부 쪽 길에 대해 하나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은 노동관계법령 위반을 수사하는 특별사법경찰입니다. 현재 사법경찰직무법 제6조의2가 근로감독관의 산재보험법 수사 범위로 적시한 것은 제127조 제3항 제3호, 곧 제111조의2 위반 범죄입니다. 산재 승인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이 판단하고, 산재 신청을 이유로 한 불이익 처우 범죄는 관할 노동관서가 조사·수사하는 구조입니다.

진정과 고소도 결이 다릅니다. 진정은 행정기관에 법 위반 조사와 시정을 요청하는 민원이고, 고소는 피해자가 범죄사실을 신고하며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접수 이름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으며, 진정 사건에서도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형사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사건이 반드시 “시정 지시 불이행 뒤 입건” 순서로만 진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접수 전에는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관할 노동관서에서 사안에 맞는 방식을 확인해 보세요.

해고라면, 보호가 한 겹 더 있습니다

산재로 쉬는 중에 받은 해고라면 산재보험법과 별개로 근로기준법이 한 겹 더 막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원칙적으로 해고를 금지합니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법정 예외를 제외하면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이 기간에 해고할 수 없고, 제한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같은 법 제107조).

다만 이 제한에도 문이 두 개 있습니다.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84조의 일시보상을 지급한 경우와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입니다. 요양이 3년을 넘어 상병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상태도 이 일시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보아 해고 제한이 풀립니다. 이 부분은 상병보상연금, 요양이 2년을 넘기면 휴업급여는 어떻게 될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회사가 5인 미만이라면, 길이 갈립니다

이 대목이 실제로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이 통째로 적용되지 않고 일부 조항만 적용되는데, 그 경계가 묘하게 갈립니다.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상시근로자 5명 경계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당사자가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이고 법 적용 사업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적용됩니다. 요양 중 해고 금지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위반은 제107조의 처벌 대상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이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빠집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산재 신청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면,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른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할 수 없지만 산재보험법 제111조의2 위반을 관할 노동관서에 신고하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요양 중 해고라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위반도 함께 검토합니다. 법원에서 해고 무효와 임금을 구하려면 제23조 제2항, 제111조의2, 근로계약·취업규칙 또는 다른 법률처럼 해고를 무효로 볼 별도의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만을 그대로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의
회사 규모를 임의로 짐작하지 마세요. 상시근로자 수는 원칙적으로 법 적용 사유가 생기기 전 1개월 동안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가동일수로 나누고, 5명 미만인 날의 비율도 함께 따집니다. 상용직뿐 아니라 실제 근로자인 아르바이트·일용직도 포함될 수 있지만, 개인사업주 본인은 자기 사업의 근로자로 세지 않습니다. 여러 지점이 조직·인사·회계 면에서 독립됐는지에 따라서도 단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경계선이라면 노동관서나 전문가에게 구체적으로 확인하세요.

기한이 가장 급합니다

여러 절차 중 가장 먼저 챙길 것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3개월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 기간을 넘기면 아무리 사정이 명백해도 노동위원회에서는 다툴 수 없게 됩니다.

구제명령이 나오면 회사가 안 따를 때를 대비한 장치도 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1년에 2회 범위에서 반복해 부과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33조). 다만 최초 구제명령을 한 날을 기준으로 2년을 넘겨 부과·징수하지는 못합니다.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할까요

이런 사건의 승부는 대개 “산재 신청 때문이었는가”라는 인과관계에서 갈립니다. 회사는 다른 이유를 대기 마련이고, 그 설명이 사후에 만들어진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결국 시점과 기록입니다.

  • 산재 신청일과 처우가 바뀐 날짜, 두 날짜를 먼저 확정해 적어 둡니다
  • 변경 전후의 근무표, 배치표, 급여명세서. 잔업이 사라진 것은 급여명세서에 남습니다
  • 상급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신저, 통화 녹음. 산재를 언급한 대화가 있다면 특히 중요합니다
  • 회사가 댄 이유의 기록. 사유가 적힌 통보서나 경위서 요구 문서
  • 같은 사정의 동료와 비교되는 자료. 나만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산재 신청서 접수 사실과 공단의 통지 기록

저는 병원에서 산재 서류를 매일 다루는 원무과 실무자이지만, 이 영역은 제가 돕는 자리와는 결이 다릅니다. 신청서를 쓰고 의무기록을 챙겨 공단에 보내는 일까지가 제 자리이고, 처우가 부당했는지를 다투는 일은 노동위원회와 노동관서의 영역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함께 알아봐 드린 적도 있지만, 서류를 매일 다루는 저에게도 만만치 않았고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기한이 3개월로 짧고 인과관계 입증이 승부를 가르는 사안이라, 이 단계까지 왔다면 노무사나 변호사와 방향을 잡고 시작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산재 신청 때문이라고 회사가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신고가 되나요?
됩니다. 회사가 이유를 그대로 말해 주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대부분은 다른 사유를 대기 때문에, 산재 신청과 처우 변경 사이의 시점 근접성, 같은 사정의 동료와 달라진 점, 회사가 댄 사유가 사후에 만들어진 정황 같은 간접 자료로 다투게 됩니다. 앞서 본 판결도 회사가 품질 불량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 보고서가 나중에 꾸며진 것으로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아직 해고까지는 아니고 눈치만 주는 상황입니다. 지금 신고해도 되나요?
불이익한 처우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말뿐인 압박과 실제 처우 변경은 다르게 다뤄집니다. 다만 압박의 기록은 나중에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되므로 지금부터 남겨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산재 신청을 그만두라는 취지의 대화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면 복직도 되나요?
노동관서의 진정·수사 절차 자체가 노동위원회처럼 복직과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복직 등을 원한다면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3개월 기한이 있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법원 소송도 검토합니다. 두 절차는 목적이 달라 함께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회사를 그만뒀는데 산재 신청은 계속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는 퇴직해도 소멸하지 않는다고 산재보험법 제88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불이익 처우를 다투는 것과 산재 보상을 받는 것은 별개의 절차라서, 회사를 나온 뒤에도 시효 안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산재 신청은 회사의 선의에 기대는 일이 아니라 법이 보장한 권리 행사입니다. 그 권리를 썼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법은 처벌 규정까지 두고 있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도 산재 신청을 이유로 잔업·특근을 제한한 행위가 제111조의2 위반으로 판단됐습니다. 다만 그 사건의 징역형은 증거 위조 관련 범죄 등도 함께 반영된 선고였습니다.

혹시 지금 그런 상황에 놓이셨다면, 오늘 하실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처우가 바뀐 날짜를 확정하고, 그 흔적을 남겨 두는 것입니다. 기한은 생각보다 짧게 흐르고,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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